[𝐒𝐨𝐥𝐨 𝐄𝐱𝐡𝐢𝐛𝐢𝐭𝐢𝐨𝐧] 나난 SOLO EXHIBITION /《Teatime》

지난 다년간의 한국적 고유성에 대한 아름다움의 창작물에 대한 탐구의 작업물들로 과거와 현재가 입체적으로 전시장에 펼쳐진다. 오랜 경험 끝에 깊이 녹아 있는 우리의 종이 한지를 캔버스와 결합하여 나난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미학적 관점으로 빛을 발하는 «TeaTime» 시리즈는 이번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작가의 새로운 연작들이다. '영원한 아름다움'과 '영원함'을 추구하는 지속적인 그녀의 관심의 대상인 자연과 한국 문화의 전통 미학을 작품에 적극 활용한다. 매화, 한국의 전통차 문화 등 전통 도상을 자신만의 해석법으로 다양한 소재와 변주의 방식으로 전개된 작업이다. 구상과 추상적 모티브가 스스럼없이 뒤섞이고, 오브제와 이미지가 교차하는 등 그녀의 작업은 모두 한국적 미에 대한 물음과 탐구를 담고 있다.

많은 분들이 어떠한 부분에서 자연과 한국 전통문화들이 제 작업에 소재가 되었을까 묻곤 하세요.
평소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많은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생각하는데, 저는 작업적 영감까지 받으니 더 그런 느낌입니다.
이처럼 아낌없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내어 주는 존재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저의 삶에 자연이 주는 사랑처럼, 제 작업도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함께 머물기를 바랄 뿐입니다.

또한,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이라는 점에 대해 주목하고 그것이 제 작업의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존재하였으나 방치되고 머물고 있어 현대의 모습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미감을 제가 할 수 있는 형식으로 재해석해 보고, 저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것은 늘 남아있는 숙제와도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는 요소, 저의 경험, 환경, 정체성 그 모든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시적으로 그때그때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주어진 삶이 너무 짧기 때문에 한 부분을 연구하고 나아가기에도 한계가 있을 거에요.
그래서 저는 제가 가진 정체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작업으로 표현하며 살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 전통문화가 제 작업의 소재가 되었던 이유라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것을 억지로 부자연스럽게 설득하는 작품은 하고 싶지 않고, 나난의 그림으로 전통적인 표현 목적에 형식적인 힘을 더해 주는 방식으로 현대인들의 삶 사이사이에 예술로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작업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과거에 우리 민족은 차 마시는 것을 즐겼습니다. 현대에서는 그 차가 커피로 대체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인당 전세계 2위의 커피 소비량을 나타내는 국가가 한국이 되었고요.
작금의 우리 사회가 '피로사회'를 대변하는것 일수도 있고 또 다른 측면으로는 어쩌면 우리나라는 차를 좋아하는 민족이 맞을 수도 있고, 차를 핑계로 카페에 머물러야 하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것 일 수도 있다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저도 이 사회현상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티타임'이 현대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고, 차를 마시는 현상과 그 이유를 작품과 전시에 녹이려고 했다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현대예술가로서 표현할 수 있는 그 차를 마시는 시간-티타임에 대해 다루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과거 우리 선조들의 다화(이인문, 심사정, 정선, 정약용 선생님들의 그림)도 찾아보게 되고, 결국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저의 사유가 작품으로, 현대성을 띈 티백으로 표현된 것입니다.

위치, 오픈일 : 이길이구 갤러리 (서울 강남대로158길 35) / 18.MAR - 22.APR.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