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𝐏𝐫𝐨𝐣𝐞𝐜𝐭] 나난 x 통일부 / 세 송이 물망초의 정원

SEOUL INTERNATIONAL GARDEN SHOW

보라매 공원의 연못 위에
‘세송이물망초’가 피어났습니다.
‘나를 잊지 마세요’
이 꽃이 간직한 푸르름은
이름조차 부르기 어려운 그리움에게 전하는
가장 깊은 기도입니다.

납북자, 국군 포로, 억류자—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님을 포함한
수많은 이들의 기다림을
고요한 물 위에 띄우고 피운 기도입니다.

낮에는 희망의 푸른 꽃으로
밤에는 소망의 파랑새로 날아와
말하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대신 품고,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내려앉아 말을 겁니다.
“나는 아직 여기 있다”고,
“돌아갈 날을 꿈꾼다”고.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을 비추는 연못 위에
심연처럼 깊은 곳에 고인 말 못 할 사연들이
기도처럼,
편지처럼,
언젠가 도착할 희망이 되어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이 물 위에서 떠오르는 염원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이 자리에 머무는 모든 시민들과 관객들이
물망초 한 송이 한 송이에 담긴 사연을 마음으로 읽고,
한 마음으로 된 염원과 희망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긴 세월 동안 측량할 수 없는 그리움과 슬픔을 견뎌온
납북자 피해 가족들에게는
이 작은 연못이 조금이나마 조용한 위로가 되고,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빛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가는 길마다 별이 되어 따르리니”
윤동주 시인의 마음처럼,
우리는 잊지 않고,
잃지 않으며,
기억을 따라 별빛을 밝힙니다.

꽃은 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피는 것입니다.
기다림은 언젠가 만남으로 바뀔 것입니다.

위치, 오픈일 : 보라매공원 음악분수 앞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20길 33)
/ 22.MAY - 10.OCT. 2025